좋은기분 책소개 책추천 북리뷰 서평 독후감 알쓸신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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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매일 다른 메뉴를 선보이고, 손님들과 수상한 대회도 열고, 팝업은 물론 굿즈까지 만드는 등 아이스크림이 주인공인 커뮤니티처럼 운영되는 가게가 있다. 마포구 염리동에 위치한 작은 아이스크림 가게 <녹기 전에> 이야기다. 인생의 가장 중요한 화두는 시간이며, 주어진 시간을 즐길 수 있는 매개로 아이스크림을 택했다는 ‘녹기 전에’의 주인장, 놀이동산 같은 가게를 운영하는 것도 모자라 《좋은 기분》이라는 책까지 냈다.
손님에게 아이스크림뿐 아니라 좋은 기분을 팔고 싶다는 평소 철학을 바탕으로, 자신의 경험과 일에 대한 태도를 촘촘하게 풀어냈다. 무한경쟁의 시대, 지치지 않고 계속할 수 있는 에너지로 ‘좋은 기분’ 만한 것이 또 있을까. 스스로를 보다 나은 삶으로 이끌어줄 가이드를 찾고 있다면, 이 책 《좋은 기분》을 추천한다.
발췌문
서울 마포구 염리동에 자리한 작은 아이스크림 가게 ‘녹기 전에’. 간판 대신 시간을 알리는 큼지막한 시계를 달아둔 매장 입구를 지나면 매일 다른 종류의 아이스크림을 파는 특별한 매장이 나타난다. 지금까지 만들어진 메뉴만 400여 가지가 넘는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아이스크림 가게가 맞긴 한 데, 이곳에는 아이스크림 말고도 재미난 일들이 많다. 공식 SNS 계정에서는 손님들이 남기고 간 사연이나 방명록을 라이브 방송으로 소개하고, 오픈채팅방에서는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 사람들로 구성된 ‘녹기 전에 주주총회’가 열린다. 아이스크림과 무관한 악필 대회, 한 달에 한 번씩 손님들과 함께한다는 나무 심기 까지. 이쯤 되면 아이스크림은 거들 뿐, 아이스크림을 핑계로 모여 뭔가 재미난 작당에 더 몰두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에 도달한다.
이 흥미진진한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함께 일할 동료를 찾기 위해’ 만들어진 채용 공고가 유명세를 얻었다. 채용공고에는 160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좋은 기분: 보다 나은 삶을 위한 접객 가이드’가 함께 공유되었는데, 지원자들뿐 아니라 손님, 가게를 운영하는 분들, 기획자, 마케터를 비롯하여 많은 사람이 공감을 표하고 책자로 소장하고 싶다고 연락해 왔다. 거래는 돈과 물건이 무미건조하게 오가는 것이 아니며, 인간은 늘 거래에서 모종의 마음을 함께 주고받았다는 저자가 말하는 ‘접객’은 단순히 제품을 전달하는 일이 아닌, 거래의 표면적인 목적에 잔잔한 파동을 일으키고 공명감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책은 손님에게 아이스크림뿐 아니라 좋은 기분을 팔고 싶다는 평소 철학을 바탕으로, 자신의 경험과 일에 대한 태도를 촘촘하게 풀어낸다. 제품과 공간을 넘어 오로지 사람만이 줄 수 있는 의미 있는 환대에 대한 이야기.
우리에게 장기적으로 필요한 것, 판매자와 구매자를 모두 만족시키고 나아가 우리 사회 자체를 건강하 게 만들 방법, 새삼스럽지만 리테일의 희망은 바로 접객에 있습니다. 저는 한 사람의 마음에 가닿는 일이 결국 모든 사람의 마음에 가닿는 일이라 믿습니다. 특히 내부 구성원이 같은 가치관을 공유해야 그것이 매끈한 이음새로 외부에 공유될 수 있고, 나아가 사회 전체에 작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은 알게 모르게 사회에 영향을 미치고, 반대로 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도 우리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좋은 기분은 씨앗과 같습니다. 가게가 내뿜는 좋은 기분은 반드시 사람들과 사회로 퍼져나가고, 사람들 과 사회의 좋은 기분도 반드시 가게로 돌아옵니다. 지속가능하다는 것은 바로 그런 관계를 말합니다.- ‘보다 나은 삶을 위한 접객 가이드’ 중에서.
손님만큼이나 손님을 응대하는 사람도 삶의 소중한 순간을 할애하고 있기에 일을 할 때 본인 스스로가‘좋은 기분’을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즉 ‘좋은 기분’은 상호작용이며, 그런 기분을 만드는 일은 각자의 스타일로 마음껏 발현할 수 있습니다.
어떤 이를 기분 좋게 만드는 방식이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은 그 사람의 고유한 존재 가치를 증명하는 일입니다. 자신의 무대에서 본인만의 공연을 선보이는 것처럼 말입니다. 성향이나 숙련도에 따라 발현되는 형태가 다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좋은 기분을 전달하겠다는 일관된 마음을 품는다면 우리는 반드시 손님과 자기 자신을 기분 좋은 상태로 만들 수 있습니다. 같은 일의 반복 속에서 스스로 기분 좋을 수 있는 메커니즘을 찾지 못한다면 일은 고작해야 지겹고 귀찮으며 성가신 노동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 ‘우리는 모두 누군가를 대하는 일을 합니다’ 중에서. 접기
아이스크림은 너무 빨리 녹아서 커피처럼 문화로 자리 잡기 어려운 디저트입니다. 사람들의 머릿속에 남기 위해서는 아이스크림이 녹는 속도보다 오래가는 무언가가 필요합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아이디어에 기반을 둔 콘텐츠입니다. 콘텐츠는 쌓여서 매장을 나타내는 하나의 DNA가 되고, 오랜 시간 두고두고 소비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더보기
저는 〈녹기 전에〉가 제품이 아니라 생각과 의식을 파는 곳이자 겨울에 스쳐간 생각들이 발현되는 플랫 폼이라 생각합니다. 세상 모든 브랜드는 반드시 한 사람의 생각으로부터 출발합니다. 하루아침에 갑자기 사업자 등록을 해버린 사람은 없습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생각이 가게를 만들어냈고, 또 매년 겨울의 생각이 가게의 뿌리를 키우고 있습니 다. 내공이 있거나 오래가는 가게일수록 구심점이 되는 생각의 뿌리가 건강하고 튼튼합니다. 단순히 오래된 것이 아니라 반드시 오래 가야만 하는 가게, 세상에 존재할 명분이 분명한 가게가 되려면 특히나 더 깊은 고민과 철학이 필요합니다. 가게로서도 개인으로서도 그 뿌리를 튼실히 키우기 위해 우리는 겨울을 쉬어갑니다. - ‘겨울나기, 새로운 쓰임새를 찾는 시간’ 중에서. 접기
일반적인 성장의 관점으로는 무작정 가게가 늘어나 훨씬 더 많은 사람이 훨씬 더 자주 우리 아이스크림을 드시는 게 좋습니다. 하지만 저는 사람들이 꼭 필요하고 소중한 순간에 아이스크림을 찾기를 바랍니다. 식물의 생장에 비유하자면, 생각보다 많은 식물이 과습 때문에 죽습니다. 너무 많은 물과 영양제가 오히려 생장이라는 방식에 해가 되는 것입니다. 일에서의 생장도 마찬가지입니다. 너무 격하게 소비되면 분명 어느 순간 한계에 봉착하고, 브랜드의 뿌리마저 물렁해지는 사태가 벌어집니다. 반면 우리의 일상을 행복하게 만들 정도의 적당한 속도감, 다른 말로 주체적인 속도로 일을 이어가기 위한 개념이 바로 생장입니다. - ‘성장이 아니라 생장하기’ 중에서. 접기
P. 192
보다 나은 삶이란 아이스크림 혹은 공간 하나에 의지할 만한 규모가 아닙니다. 그것은 과거, 현재, 미래, 그리고 지금 있는 자리까지 포함해 나와 관계하는 시공간 전반을 돌아보고 이것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현재인지를 가늠하는 삶입니다.
저자소개
어렸을 때부터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보다
멍하니 바라보는 것을 더 좋아했다.
스푼을 잡은 손가락에 느껴지는
아이스크림의 저항감을 좋아했고,
그 스푼을 타고 올라오는 냉기와
몸의 온기가 뒤섞이는 과정을 사랑했다.
그로부터 약 20년 뒤인 2017년,
<녹기 전에>를 오픈했다.
일하다보니 종종 삶이 생각났고,
살다보니 자주 일이 떠올랐다.
그러다가 문득 깨달았다.
산다는 것, 일을 한다는 것은
결국 그 앞에서 어떤 태도를
지닐 것인가 하는 문제라는 것을.
현재 <녹기 전에>에서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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