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힘과 교환양식 책소개 저자소개 발췌문 - 알쓸신잡

짭잡 2023. 11. 11. 01:44

 

 힘과 교환양식도서의 책소개

『힘과 교환양식』은 작년(2022년) 10월 5일에 나온 최신간으로, 『트랜스크리틱』(2001), 『세계사의 구조』(2010)와 함께 가라타니 고진의 ‘3대 주저’로 간주된다. 물론 『세계사의 구조』와 『힘과 교환양식』 사이에 『철학의 기원』(2012), 『제국의 구조』와 『유동론』(2014), 『헌법의 무의식』(2016), 『세계사의 실험』(2019) 등등 주목할 만한 책들이 출간되었다. 하지만 이것들은 모두 『힘과 교환양식』으로 가는 준비작업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인문학에서 독점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마르크스주의다. 물론 사회주의 체제의 붕괴와 더불어 표면적으로는 영향력이 약화되었지만, 자본주의의 모순에 대한 분석과 극복을 이야기하는 인문학계에서 그것은 다양한 이름과 형태로 살아남았다. 그런 의미에서 21세기에도 ‘토템으로서의 마르크스주의’는 지식인들 사이에 여전히 건재한 것으로 보인다. 잊을 만하면 ‘마르크스주의의 귀환’, ‘마르크스 리로드’가 이야기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힘과 교환양식의 저자소개


가라타니 고진 (柄谷行人) (지은이) 

1941년생. 일본을 대표하는 비평가이자 사상가. 저서로 3대 주저인 『트랜스크리틱』(2001), 『세계사의 구조』(2010), 『힘과 교환양식』(2022) 외에 『세계사의 실험』(2019), 『하루키의 풍경』 등이 있다.
2022년, ’철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베르그루엔상을 비서구인으로서는 최초로 받았다.
최근작 : <힘과 교환양식>,<유토피아>,<하루키의 풍경> … 총 131종 (모두보기)

 힘과 교환양식책속의 발췌문


'나는 『세계사의 구조』(2010년)에서 '생산양식에서 교환양식으로'의 이행을 주장했다. 본서는 그것을 재고하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 마르크스주의의 표준적 이론에서는 사회구성체의 역사가 건축적 메타포에 근거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즉 생산양식이 경제적인 베이스(토대)에 있고 정치적이고 관념적인 상부구조가 그것에 의해 규정된다는 것이다. 나는 사회구성체의 역사가 경제적 베이스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에 반대하지 않지만, 단 그런 베이스는 생산양식이 아니라 오히려 교환양식에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상과 같은 이론은 결국 정치적이고 이데올로기적인 상부구조가 경제적 베이스(생산력과 생산관계)에 의해 규정된다는 사적 유물론의 입장을 옹호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국가, 네이션, 종교 등 '정치적이고 관념적인 상부구조'에 존재하는 '힘'이 어떻게 생겨나는지를 명확히 한 것이 아니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이론은 마르크스주의 자체에 대한 무관심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었다.' 
'요컨대 1848년의 혁명에서 사회주의운동은 전반적으로 패배했는데 그것은 기묘한 패배였다. 승리한 측이 '사회주의'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프랑스에서는 황제가 된 루이 보나파르트가 생-시몽주의자로서 산업발전을 도모함과 동시에 노동자 운동을 지원했다. 총체적으로 보아 1848년의 혁명은 자본가와 노동자의 계급투쟁을 네이션=국가로 해결하려는 체제를 낳았다고 해도 좋다. 그것은 사회주의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었다. 즉 국가에 의한 과세-재분배를 통해 자본제 경제가 가져오는 계급적 격차를 경감하는 체제였다.'  
'실제 마르크스주의자 루카치는 이후 『자본론』을 칭찬하면서 '물신'을 완전히 무시하고 '물상화'를 강조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그것이 과학적 태도로 간주되었다. 하지만 그것을 뭐라고 부르든 화폐물신이나 자본물신과 같은 '힘'이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것을 부인한다고 과학적이 되는 것은 아니다. (…) 오히려 그와 같은 '힘'이 어디에서 어떻게 생기는지를 해명하는 것이 과학적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마르크스의 『자본론』이야말로 '자본주의의 과학'이라고 말할 수 있다.'  
'러시아의 농민공동체에서는 씨족사회에 있던 개인의 독립성이 붕괴되어버렸다. 그러므로 그것은 전제국가는 될 수 있어도 공산주의는 될 수 없다. 단 러시아에서도 공산주의의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그것은 일국혁명이 아니라 세계동시혁명 하에서만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