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행성 책소개 저자소개 발췌문 알쓸신잡

책소개
일본 SF를 대표하는 작가 스가 히로에가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독자의 사랑을 받으며 연재를 이어온 대표작, ‘박물관 행성’ 시리즈가 한스미디어에서 출간된다. 박물관 행성 시리즈는 시기를 알 수 없는 미래, 우주의 온갖 예술품을 수집하는 박물관 행성 아프로디테에서 직원들이 마주하는 아름다움의 실체와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SF 소설이다.
흔히 SF(Science Fiction)이라고 하면 우주 개발이나 최첨단 과학기술, 외계인 같은 낯설고 머나먼 미래의 무언가를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스가 히로에는 SF의 소재와 세계 속에서 반대로 미래가 아니라 과거로 시선을 돌린다. 예술 분야에서 최첨단 과학기술이 오래된 예술품들을 복원하고 옛사람들을 이해하는 도구이기도 하다는 점에 착안하여, 박물관 행성이라는 독특한 별을 배경으로 인공지능 데이터베이스를 조수로 둔 채 과거를 이해하고자 애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들어낸 것이다.
스가 히로에가 창조한 박물관 행성에는 상상을 뛰어넘는 미래의 예술품과 동식물들이 그 새로운 아름다움으로 독자의 마음을 빼앗는다. 어떤 미래에도 여전할 듯한 직장인의 애환도 사실적으로 그려져 재미를 더한다. 특히 『박물관 행성 1 : 영원의 숲』에서는 자꾸만 없던 일을 만들어내는 상사와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는 문제 사이에서 골머리를 앓는 학예사 주인공 다카히로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다카히로가 겪는 일들을 따라 독자들에게 평소 딱딱하고 어렵게만 느껴졌던 예술을 쉽고 순수하게 이해하는 묘미를 선사하는 것도 특징이다.
발췌문
P. 61~62
이론만으로는 가늠할 수 없는 궁극의 미…….
평온하게 그림을 바라보는 저들은 그걸 찾은 것 같다.
인간의 혼을 이토록 옴짝달싹 못 하게 하는 것. 무구한 마음이 그저 외곬으로 대치하는 것. 그 가슴에 파고들어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야말로 예술이 가진 궁극의 힘이 아닐까.
“두통 때문에 논리적인 미술론을 펼치지 못하게 된 후에야 비로소 하이얼러스는 궁극의 미를 감상할 수 있게 됐는지도 몰라요. 이론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는 이 속세를 떠났기 때문에 경이로운 천상의 선율을 내려받을 수 있었던 거죠.”
“꽤 감상적인걸.”
네네가 팔꿈치로 쿡 찌른다. 다카히로는 멋쩍어하면서도 말했다.
“우리는 뇌에 기계를 연결한 분석가지만, 미를 다루는 사람이니까 이 정도 낭만은 있어도 되지 않을까요?”
_ ‘Ⅰ 천상의 선율을 듣는 자’ 접기
P. 100
“이름은 개체 식별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기호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언어를 가진 지적 생명체가 부여하는 이름에는 그 대상의 본질에 대한 이해와 이런저런 바람이 담겨 있어요. 이름은 개인을 개인으로서 인정하고 사랑하려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죠.”
_ ‘Ⅱ 이 아이는 누구?’
P. 475
“잠깐만요. 식물이 음악을 이해한다고요? 그건 미와코의 로맨티시즘에 불과해요.”
“하지만 나는 믿었어요.” 나스타샤는 웃지 않았다.
“저도 믿어버리고 싶은걸요, 다시로 씨.” 그렇게 말한 것은 마누엘라였다.
“왜 이래, 소리 전문가가.”
“전문가니까 믿고 싶은 거예요. 음악이 사람들에게 계속 사랑받는 건 사람의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기 때문이에요.”
_ ‘Ⅸ 러브 송’ 접기
P. 60
표정은 다양했지만 그 고요함이 마음의 평화를 나타내는 듯했다. 이 그림은 격렬하게 요동치는 그들의 마음을 다스리고 있는 것이다. - 향기로운이끼
P. 193
그때는 그저 행복했다.
정말로. - 향기로운이끼
P. 318
매슈, 실패를 외면하면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학예사로서의 경험치는 올라가지 않아. - 향기로운이끼
P. 462
다카히로는 초조해졌다. 자신은 한 개인으로서의 미와코를 기억하고 있는가.
물론 잊어버리지는 않았다.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수많은 에피소드. 그러나 집보다 늘 일이 우선이었던 다카히로는 그 기억에도 이젠 확신이 없었다. - 향기로운이끼
저자소개
명실상부하게 일본 SF를 대표하는 작가. 1981년 SF 전문지 《SF 보석》에 고등학교 1학년 때 쓴 작품 「블루 플라이트」가 실리며 작가로서 첫발을 뗐다. 아쉽게도 《SF 보석》이 직후 폐간되면서 한때 작품 활동을 멈췄지만, 1991년 첫 장편소설인 『흔들리는 숲의 시에라』로 성운상을 수상했으며, 이듬해에 단편 「주근깨 피규어」로 성운상을 연속 수상하여 널리 인정받는 작가가 되었다.
스가 히로에의 SF 작품은 풍부한 SF의 설정을 활용하면서 인간의 상처와 빈틈에서 시선을 놓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미스터리와 판타지 장르에서도 작품 활동을 이어온 만큼 다양한 장르를 SF에 부드럽게 녹여 내는 솜씨에 더해 인간에 대한 깊은 탐구가 느껴진다.
대표작인 ‘박물관 행성’ 시리즈는 『박물관 행성 1 : 영원의 숲』이 당해 ‘SF가 읽고 싶다’ 베스트 1000의 1위, 성운상 장편소설상을 수상하였으며, 박물관 행성에서의 다양한 사건들을 해결하는 아이디어의 참신함을 인정받아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하였다. 『박물관 행성 2 : 보이지 않는 달』은 성운상 단편소설상, 『박물관 행성 3 : 환희의 송가』는 일본SF대상을 수상하여 주요 문학상만으로도 시리즈 통산 4관왕에 올랐다. 이 시리즈의 1권은 2000년, 2권은 2019년, 3권은 2021년에 출간되면서 모든 이야기가 단행본으로 독자를 만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으나, 평단은 물론이고 독자들에게도 잊혀지지 않고 호평받으며 사랑받고 있음을 증명했다. 접기
수상 : 2001년 일본 추리작가 협회상
최근작 : <박물관 행성 2>,<박물관 행성 1>,<영원의 숲> … 총 27종 (모두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