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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약자의 결단 책소개 책추천 북리뷰 서평 독후감 알쓸신잡

by 짭잡 2023. 12. 22.

 

 책소개

권력과 강자를 끌어내리자고 외치는 것이 아니다. 가진 자의 소유를 나누자고 주장하는 것도 아니다. 정권교체와 같은 체계 전복을 말하지도 않는다. 그동안 체계를 바꾸고자 한 시도는 ‘혁명’이나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이루어졌고, 성공도 했다. 하지만 변화의 속도는 더뎠고, 차별과 계급도 여전히 존재해왔다. 이제 사회 체계의 가장 아래에 있는 단위인 소통 기호, 즉 ‘언어’를 바꾸어야 할 때다(81쪽, ‘하나의 공간, 두 개의 세상’).

기존의 가치 기준을 뒤흔들고 새로운 가치를 제시하는 것이다. 정답이 정해져 있는 사회에서의 경쟁 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들고, 가진 자들의 소유 자체도 무색하게 만든다. 강자가 치는 판에서, 약자가 다시 짜는 판이다. 디지털시대여서 가능한 일이다.

 발췌문



P. 10
돈을 왜 꼭 은행에서 가져와야 하는가? 지금의 돈을 놓아버리고 필요할 때마다 그냥 끼리끼리 만들어 쓰면 될 일이다. 미래를 선언하면 가능한 일상이다. 경제소통의 맨 밑바닥 기호인 돈은 원래 그렇게 출발하지 않았던가. 디지털시대는 정부와 중앙은행 없이도 가능한 블록체인을 허락하지 않았는가. 블록체인을 넘어서는 그 이상도 당연히 허락될 것이다. (‘프롤로그’)  접기
P. 41
첨단 과학으로 수많은 사실들이 선택될 수 있음에도 위기상황에 닥쳤을 때 믿음이 만들어내는 진실은 왜 늘 국가 단위로만 이루어져야 하는지, 이번 기회에 대중 차원의 질문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과학은 진실을 모두에게 허락했는데 위기 상황에서의 리스크 대응 판단에 그 진실이 사용될 수 없다면 과학과 세상의 간극은 무엇으로 메울 수 있을지 걱정이다. (‘진실이 허락되니 생긴 위기’)  접기
P. 81
인류 역사상 기호 변화를 통해 세상 변화를 시도한 적은 여태껏 없었다. 가장 위에 있는 체계의 변화는 혁명의 이름으로,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여러 차례 시도되어 때론 성공했지만, 세상의 변화는 더디고 늘 유사한 차별과 계급을 유지해왔다. 이제 사회체계의 가장 아래 단위로 내려와 기호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다. (‘하나의 공간, 두 개의 세상’)  접기
P. 176~177
디지털 기호가 만나 형성하는 무한대의 빅데이터에 인류는 새로운 희망을 가져보는 것이다. (…) 무한대로 발산하는 기호가 만드는 빅데이터는 그 어떤 전문가, 과학, 인공지능이라 하더라도 해석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디지털시대 기호들의 만남’)
P. 217~218
자산과 욕구를 혼동하면, 지키고 조절해야 하는 바람직한 대상에 혼란이 생긴다. 소중한 가족을 지키려던 돈과 집이라는 자산이 투자 욕구로 잘못 연결되면 자산은 더 이상 가족을 위한 소중한 가치가 아니다. 그냥 돈과 부동산만 남는다. 가치의 보고이자 옹달샘인 소중한 자산을 욕망이 소유권으로 변질시켜버렸다. 예쁜 포장지 속에 고여 썩은 물건을 보관하는 꼴이 된다. (‘지켜야 하는 것이 기후인가 기후위기인가?’)  접기
P. 302
이런 새로운 가치 기준을 갖는 디지털화폐는 기존 법정화폐와 함께 사용될 수 있다. 환전이 되지 않기에 오히려 법적 제약이 훨씬 덜하다. 화폐의 여러 요소를 잘 디자인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생성되고 고이지 않고 순환되도록 할 수 있다. (…) 대중에게는 돈주머니 하나가 더 생긴다. 이런 화폐를 한 달, 두 달 그리고 1년 정도 사용한다면 사회의 가치질서 자체가 조금씩 변할 것이다. 내가 새로운 화폐를 받아들이면 다른 사람도 이어서 받아들일 것이고, 사회는 그렇게 새로운 화폐경제를 추가로 갖게 될 것이다. (‘가치 기준 뒤흔들기’)  접기

 저자소개

강하단 (지은이) 

본명은 조재원. 과학예술작가이자 환경공학자다. 낙동강 하류에 자리한 부산 하단동에서 자라면서 낙동강과 연결된 바다를 탐구하는 어른이 되고 싶었지만, 지금은 생태와 과학인문학을 연구하고 있다. 주요 연구 주제는 과학예술, 과학기술, 도시환경연구소, 환경윤리, 의미공학, 감각실험실 등이다. 2016년과 이듬해에는 지식의 통섭을 추구하는 전 세계 석학 집단인 엣지(Edge)에 〈똥본위화폐〉와 〈중용의 비움〉이라는 에세이를 발표했다.
현재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서 ‘과학인문학’과 ‘환경정의와 윤리학’을 가르치고 있다.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학기술자, 인문학자, 예술가가 모인 융합연구센터 ‘사이언스월든’의 센터장을 지냈다. 《서울신문》에서 ‘조재원의 에코 사이언스’를 연재했으며, 『이것은 변기가 아닙니다』(공저)를 썼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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